얼마 전 10년이 넘게 다니던 미용실 형님에게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가게 접는데, 가기 전에 사진 좀 찍어주라."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냐며, 서둘러 발길을 옮겼죠. 오래된 동네라 그런지 재개발이 이루어지는데, 공사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남산동으로 가게를 옮긴다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파마 한번 했습니다. 한 가게의 단골이라는 것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더군요. 10년이 넘는 동안 형님에게 머리를 맡기면서 추억도 많이 쌓였습니다. 첫 직장에서부터, 지금의 홀로서기까지, 제 모든 인생사를 알고 있는 형님이라 그런지 마지막으로 가서 인사를 나누는데 큰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마지막으로 가게 앞에서 사진 하나 찍자는 제 말에, 깔끔한 흰 티로 갈아입고는 멋지게 포즈를 취하네요. 늘 싼 가격에 웃음을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