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영상일기

장비병 걸린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내 카메라 브랜드 이야기-캐논으로 시작해서 다시 캐논으로 돌아왔다.

웨일그라피이제언 2023. 3. 22. 15:04

내 첫 카메라는

2006년 대학교 입학 후 잡은 PD150 캠코더 였다.

당시 영상을 찍는데에 캠코더가 자리잡고 SLR은 사진전문 카메라였다.

2007년인가 DSLR 렌즈 탈착식 카메라로 찍은 사진같은 심도의 영상이 유행을 타면서

VDSLR이 대중화 되기 시작했고

SLR혹은 DSLR은 부유한 대학생들의 패션아이템이 되기도 했다.

싸이월드 감성보면 항상 뭘 찍는지 몰라도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있었으니

그렇게 2009년 제대하고 2010복학하면서

촬영이나 편집이 많은 과제 특성상 이리저리 돈을 모아 처음으로 렌즈 탈착식 카메라를 샀다.

삼성의 NX 시리즈

캐논으로 시작하기엔 당시 너무 고가였고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슷한 금액대의 삼성 NX로도 참 잘써먹었다.

학교 장비대여소에서 Z1등의 캠코더를 빌리면 서브캠으로 내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가끔 오두막에 50.4 렌즈를 꼽고 다니기도 했으며, 그 당시에는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다.

잡지사에 취업하면서도 잘 써먹었다. 그리고 1년간의 방송국 오디오맨 시절을 보내며

오히려 영상보다 사진에 흥미가 생겨 웨딩스튜디오에 취업을 했다.

당시에는 웨딩스튜디오 붐이 일었기에, 정말 노예처럼 일했다.

하루 4시간 자면서 편집하고, 촬영하고 중간중간 액자 배달도 나가고

거기서 배운게 사진보다 운전이었으니

아무튼 들고있던 NX를 처분하고 오토포커스가 되는 캐논의 70D를 웨딩에 이용했다.

메인캠은 70D 서브캠은 60D 렌즈는 번들렌즈.

웨딩스튜디오가 많아지면서 웨딩영상 역시 경쟁을 피할 수 없었고

다큐식이 아닌 하일라이트본이나,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이 뜨면서

심도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적어도 당시에는 풀프레임에 단렌즈를 껴야지만 영상이 이쁘게 나올줄 알았다.

그만큼 보는 눈이 없었던 거겠지만

그렇게 무리해서 첫 풀프레임 6D를 손에 들고 50.8 꼽고 신나서 많이도 돌아다녔다.

그렇게 스튜디오를 그만두고 개인으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때

운이 좋게도, 아는 작가형님이 업을 정리하며

니콘의 D800 그리고 14-24 24-70을 손에 넘겨주고 떠났다.

처음으로 만진 고화소 바디에 참 많이도 해메였다.

그렇게 돌스냅을 시작하고, 어쩌다 보니 다시 영상을 만지게 되어

그 당시 가장 잘나가던 소니의 a7m3를 구매했으나,

편하긴 한데 그 당시 내 욕심을 채워주진 못했다.

오히려 니콘의 Z6가 더 편했으니, 사실 소니를 이용하며 당시 핫했던 이슈인

메모리카드 불량을 겪고 뒤도 보지않고 카메라를 팔아버렸다.

(지금은 보완이 잘되어 메모리카드 아주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다 더 욕심이 생겨 캐논의 1DC도 스튜디오 대표님 덕에 만져보고,

이리저리 만져보다 문득

카메라 센서크기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어

후지로 넘어가버렷다

후지의 X-T3를 시작으로 T4와 T30까지, 이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장비가 많았을때다.

광각에 표준줌에 망원까지. 후지로 참 잘다녔다.

내가 후지를 판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우연찮게 방송국 외주일을 맡게 되었는데, 방송국 사람들 장비에 내 장비를 맞추질 못해서

후보정이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참 미련이 많이 남는 바디들이다.

어쩔수없이 다시 소니와 캐논을 고민하던 중

정말 소니M3는 쓰기 싫었기에 R6를 택했고

발열에 대한 스트레스를 꾸역꾸역 참아가며 써먹었다.

발열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기에 1년쯤 지나 R5의 발열이 해소되자마자 바로 바디를 옮겼고

그렇게 써먹다 가벼운게 좋아서 돌아돌아 다시 크롭 R7으로 정착했다.

참 많이도 바디를 바꿨는데 중요한건 사람들이 모른다.

내가 뭘로 찍었는지, 크롭으로도 정말 호평을 받은 영상이 많고

풀프레임으로도 정말 안좋은 영상이 많다.

중요한건 바디가 아니라 사용하는 내 자신이지.

바디는 용도에 맞게끔 쓰면 되는건데

굳이 욕심부려가며 큰 렌즈, 큰 센스 고집할 필요없다

당장에 인스타만 봐도 휴대폰으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님들이 많다.

하이엔드 똑딱이로도 영화를 만들어내는 시대이다.

장비 백날 바꿔봐야 아무도 모른다.

내 통장만 죽어나는거지

그냥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200%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게

더 빠른 업그레이드일수도 있다.

제발 카메라사면 설명서 정독 한번쯤은 하자.